IO 라스트 온 어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

오염된 지구

어느 날 지구는 사람이 숨을 쉴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과학자들도 대기가 변화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사람들이 혈액이 검게 변하면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지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 속으로 살 터전을 마련해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목성 근처에 있는 위성 IO에 그 생활 터전을 마련하고 우주 밖으로의 삶을 지향하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지구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구라는 고향을 저버리게 되었다.

샘은 지구에 남았다. 아직까지 높은 고도의 산 위는 공기가 오염되지 않았다. 거기서 벌을 연구하며 지구가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구에 아직 희망은 있다고 한 아버지가 남긴 연구를 계속하면서 일찍 IO로 떠난 남자 친구와의 통신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사람들은 이미 지구는 가망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먼 우주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별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리고 샘도 지구에서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안다. 사흘 후에 마지막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게 된다. 샘도 이제 지구에서의 날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구에서의 마지막 사흘

그렇지만 폭풍으로 우주선이 있는 곳까지 갈 연료 시설이 파괴됨으로써 낙담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비행선을 타고 그곳에 불시착하게 된다. 그는 샘의 아버지를 찾아왔다고 했다. 샘은 누군지도 모를 그의 정체에 아버지의 죽음을 숨긴다.

사람을 너무 오랜만에 본 샘은 서서히 그와 가까워지게 되고 샘이 아버지의 녹음 연설을 송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샘을 다그치게 되고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사실 샘의 아버지도 지구가 가망이 없다는 것을 이미 시인하고 있었다. 그의 연설은 누군가에게 헛된 희망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샘의 아버지로 인해 지구에서 탈출할 기회를 잃은 남자는 샘의 아버지를 죽이려고 온 것이었다. 

그러던 중 샘의 남자 친구는 더 먼 우주 속으로 새로운 별을 찾아 나선다는 소식을 통보하고 샘은 절망감을 느낀다. 이제 더 이상 남자 친구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지구를 떠나야 하는 이유도 없어진 셈이다.

샘과 남자는 서로의 끌림에 저항하지 않았다. 지구에서 몇 안 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동질감과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본능 때문일 것이다. 둘은 서로 같이 살아가야 할 명분이 생겼다. 그래서 같이 지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샘은 마지막으로 미술관에 갔다. 지구가 남긴 유산들을 마지막으로 둘러볼 생각이었지만 거기서 지구에 남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지구가 다시 회복할 거라는 믿음이 샘에게 있었던 것일까. 남자는 그런 단호한 샘을 두고 혼자 떠나게 된다.

샘은 똑같은 꿈을 자주 꾼다.  해변에서 산소 호흡기 없이 바람을 맞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얼마나 자유로운 느낌일까.

지구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은 샘이 해변가에서 아이와 같이 서 있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것은 열린 결말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샘이 변화된 지구에 적응했는지 모호하게 표현되었다. 그것도 아니면 지구가 사람들이 숨을 쉴 수 있게 다시 회복된 것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떠나간 사람들을 기다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영화는 끝난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모든 일상이 멈추고 사람들에 집에 갇히게 되었을 때 인간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자연은 많이 회복했다고 한다. 하늘이 파래지고 식물들의 개화시기도 빨라지고 지구가 더 푸르러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런 것만 보더라도 인간이 얼마나 지구를 함부로 사용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지구가 무차별 소비해 온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우리가 각성하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