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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반항아 부터 필링 러브 그리고 별이 된 소년까지

by 골든비 2021.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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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이 다 지나가기 전까지 내 감성을 뒤흔들었던 영화가 몇 개 있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정도로 오래된 영화지만 아직도 내 감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래지지 않는 무채색의 보석 같은 것들이 있다.

Ultimi angeli, gli

귀여운 반항아

마르코... 내 심장에 가시처럼 박힌 소년이다. 이 영화는 별이 된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었다. 

 

사랑하는 말이 죽고 나서( 그때는 말이 다릴 수 없을 정도로 부상을 당하면 고통을 덜어준다며 총으로 쏴 죽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같이 구덩이에 빠진 채 살기를 거부하고 그 구덩이에서 별을 보면서 죽어가던 소년이다.

 

그때 나는 마르코의 마음을 가슴에 통증처럼 잘 이해했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영화가 생각나서 말수가 확 줄어들기도 했었다. 아지도 그때 느낀 순도 높은 슬픔이 느껴진다. 아마 그때부터 세상에 불가항력적인 슬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다.

 

필링 러브 L'Ultimo sapore dell'aria(last feelings)

귀여운 반항아

모리스 알버트의 feelings라는 노래가 유명한 영화이다.

 

아름다움이 절정을 향해 치달리고 있을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건 아름답기도 하고 뭔가 억울한 것 같기도 하고 비장한 것 같기도 한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일 것이다. 그렇지만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지지리도 가난한 집안에서 천덕꾸러기로 자라난 디에고는 수영에 소질을 보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완성의 단계에 도달해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뇌종양을 판정받은 채 수영대회에 참가하지만 겨우 완주를 하고 나서 사랑하는 소녀의 품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

 

가족에게 사랑받고 싶어 했고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어린 디애고의 짧은 생은 그렇게 마감되었다. 그렇지만 존재 자체로 아름다웠던 디에고였다. 그 후줄근하고 덥수룩한 머리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귀여운 반항아 L'effrontee

귀여운 반항아

한찬 사춘기에 접어든 샤를롯테의 성장과정을 정밀 묘사한 것 같은 영화다

 

햇빛 부서지는 프랑스 시골마을의 담벼락 사이를 음료수병을 들고 뛰어가던 샤를롯데의 모습, 그 병에서 찰랑거리던 음료수의 색깔, 잠들기 전에 꼭 펼쳐보았던 프랑스어 사전, 같은 나이지만 벌써 성공해서 유명인사가 된 소녀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서서히 가꾸어 가던 무지갯빛 꿈. 그리고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보려던 사랑. 아주 감각적이고 친근하게 그렸던 것 같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 신기하다.

 

영화 속의 샤를롯데는 성장기의 혼란 속에서 아름답게 자랐을 것이다. 프랑스의 그 찬란한 햇빛에 반사되던 음료수의 빛깔처럼 반짝반짝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후의 햇살처럼 가끔은 눈부시게.

 

다시 한번 꼭 보고 싶은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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