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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by 골든비 202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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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잔혹동화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의 대부분이 원래는 잔혹하다고 하던데 이 영화는 잔혹동화의 끝판왕인 것 같다. 그냥 판타지 무비인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정신적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스페인 영화라는 것에서부터 신산한 충격이 왔고 유려한 스페인어가 참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의 이름이 오필리아로 상당히 신화적인 이름이고 판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 아들이고 여러 가지 악동짓을 일삼는 요정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마도 그리스 신화의 요소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이 영화의 시대작 배경은 스페인 내전이나 그에 준하는 전쟁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잔혹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 영화의 등급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무서운 영화이다. 전쟁의 잔인함을 동화로 풀어낸 잔혹동화 정도랄까.

보이지 않는 존재와 얘기하는 오필리아의 행동은 조금 사이코적인 요소도 있고 악마의 화신인 것 같은 대령이 나온다. 역시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인가 보다.

오필리아와 판

헤르메스는 우리말로 하자면 저승사자인 격이다. 그러니 아들인 판이 그렇게 으스스한 꼴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극의 분장이 사람의 공포심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손바닥에 눈이 있는 괴물이라니..... 

눈을 가리고 영화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전쟁의 잔혹함이 신화 속 인물들의 장난기와 뒤섞여 그 상승효과는 배가 된다. 상당히 특이한 영화인 것 같다.

판이 내준 세 가지 임무를 마쳐야 자신이 애초 속해 있던 지하 마법 세계로 갈 수 있었던 오필리아는 변덕스럽고 야비한 판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피로써 종지부를 찍는다. 그러니까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마지막 관문을 넘을 수 있고 그다음에야 극락의 세계로 갈 수 있다는 것으로 결론을 짓는다. 죽음은 악과 선을 동시에 거둬가지만 이승에서는 슬픔만이 남는다. 잔혹동화임에 틀림없다. 악이 사라지고 어둠이 걷힌다고 남은 나날이 찬란해지는 것이 아니라 슬픔이 만연하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다. 얼마나 현실적이고 객관적인가. 슬프다.

 

뭔가 철학적으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설명할 수 없고 묵직한 슬픔만이 남는 영화이다.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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